역사 이야기

서양 문화의 기본 토대가 된 그리스 문화

수촐스 2022. 4. 25. 18:06

그리스 문화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몇 년 전에도 그림으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책이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많은 화재가 됐을 정도니까요. 고대 신과 관련된 내용뿐만 아니라 그리스 건축, 철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그리스 문화가 서양 문화의 기본적인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과거와 현대를 이어준 가장 깊은 뿌리인 그리스 문화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그리스문화의 성격

그리스인들은 청동기시대에 초창기 문화를 이룩하는 과정에서 지중해 세계의 여러 지역들로부터 선진 문물을 수용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인들은 단순히 외래문화를 수용하고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리스 특유의 독창적인 문화를 발전시켰습니다. 그리시 문화의 독특한 성격은 폴리스적인 문화이고 인간 중심적인 합리적 문화이면서도, 합리성과 비합리성이 공존하는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그리스 문화는 폴리스적인 문화였습니다. 그것은 그리스 특유의 국가 형태인 폴리스 체제에서 형성된 것이고 폴리스 시대의 산물이었습니다. 그리스의 폴리스는 소규모 국가였고 대외적 팽창과 시민권 개방에 적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의 자율성과 문화적 다양성을 규제할 만한 국가권력이 상대적으로 미약했습니다. 따라서 그리스 문화는 획일화되지 않고 다양한 요소들이 개성적으로 표현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폴리스는 시민들의 공동체 국가였기 때문에 개별 시민들이 폴리스의 집단적인 가치와 규범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습니다. 폴리스에서 개인의 가치와 자유는 폴리스 시민 집단의 일원으로서 누리는 가치와 자유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 문화는 폴리스의 특성을 반영하여 개인성과 집단성이 조화를 이룬 문화였습니다. 예를 들어 아테네의 극문학은 디오니소스 제전과 연극 공연이라는 국가적 행사를 배경으로 발전한 것이고 대개는 주제가 당대의 공적 문제이기 때문에 집단생활의 산물이라 할 수 있지만, 그 개별적인 작품들에는 극작가들의 개성이 다양하게 표출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 그리스의 철학과 종교 등도 폴리스 공동체를 배경으로 한 시민들의 다양한 활동이 집적된 결과였습니다.

 


또한 그리스 문화는 인간 중심적인 합리적인 문화였습니다. 그리스인은 인간개인의 가치와 이성적 능력을 존중하고 인간의 독립적 위상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편이었습니다. 그것은 인간을 신에 예속된 존재로 보고 인간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한 전통적 가치관에 대한 비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리스 문화의 합리적인 측면은 주로 철학과 자연과학 등의 학문 분야, 역사 서술 분야 등에서 두드러졌습니다. 기원전 6세기에 등장한 이오니아 지방의 자연철학은 신화적 사유가 아닌 합리적 추론을 통해 자연계의 이치를 파악하고자 했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고전철학은 인간을 이성적 존재로 보는 관점을 내포한 것이었습니다. 종교 영역에서도 그리스인들은 신들의 형상과 감정을 인간과 똑같이 묘사했는데, 이는 인간을 신 못지않게 소중하다고 여기는 인간 존중의 관념이 반영된 것입니다.
그리스인들은 대부분 신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았고, 그들의 삶은 종교적 신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은 집단적으로 국가의 제전에 참여했을 뿐만아니라, 개별적으로 자신의 개인사에 관해 신에게 의탁하곤 했습니다. 그리스인들은 델포이와 도도나 드의 신탁 소에서 신의 계시를 통해 불안한 마음을 해소했고, 질병 치유를 위해서는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의 신전을 찾기도 했습니다. 그리스인들은 실생활에서 자신의 삶과 행복에 직결되는 신들에게 정기적으로 제사를 지내 축복을 기원했고, 신들을 노하게 한다는 행동을 가급적 삼갔습니다.

 

2. 그리스 문화의 내용

그리스 문화의 대표적인 분야는 문화, 예술, 철학, 역사서술, 종교 등입니다. 그리스 문학은 기원전 8세기의 호메로스 서사시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그리스 최초의 문학작품으로 미케네 문명 시대부터 전해오는 구전 서사시를 호메로스가 문자로 정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리아스>는 전설적인 트로이 전쟁을 배경으로 하여 그리스 연합군의 트로이 공격을 묘사하는 내용으로 전사들의 용감한 무용담과 가치관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오디세이아>는 트로이 전쟁에 참전한 오디세우스가 고국 이타카로 귀향하면서 겪은 모험을 서술하는데 그리스인의 항해와 가정생활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기원전 6세기 후반 이후에는 아테네를 중심으로 극문학이 크게 번성했습니다. 이는 디오니소스 제전과 연극경연을 거행한 페이시스트라토스 시대 이후에 본격화됩니다. 아이스킬로스는 <오레스테이아 3부작>에서 아가멤논 일가의 연쇄적인 친족 살해와 인간의 비극적인 운명을 다뤘습니다. 그리고 소포클레스는 <오이디푸스 왕>에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오이디푸스의 반인륜적 비극을 묘사하였습니다.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그리스의 예술은 조각과 건축, 회화를 통해 표현되었습니다. 조각술은 초기에 오리엔트의 영향을 받았지만, 기원전 5~4세기에는 조화와 균형의 고전미를 추구하는 그리스적인 조각술을 발전시켰습니다. 대표적인 조각가로는 '파르테논 신전' 건축을 감독한 페이디아스, '원반 던지는 사람'을 조각한 미론 등이 있습니다. 그리스 건축은 주로 신전과 극장 같은 공공건물 건축을 통해 발전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현존 건축물은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입니다. 파르테논 신전은 페리클레스가 델로스 동맹의 동맹 금고 자금으로 지은 아테나 신전인데, 당시 그리스의 건축 및 예술 역량을 총동원해 건설한 그리스 예술의 백미입니다.

 


그리스 철학은 기원전 6세기에 이오니아 지방에서 유행한 자연철학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철학의 관심을 자연에서 인간으로 돌린 것은 기원전 5~4세기의 소피스트들입니다. 그들은 인간 생활과 관련된 지식을 교육하는 직접적인 순회교사들이었는데, 주로 수사학과 문법 등을 가르쳤습니다. 또한 그들은 합리적 사유를 통해 전통적인 관행과 가치관을 부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인식론적 입장은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상대주의적 관점이었습니다. 이는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는 프로타고라스의 말에서 잘 드러납니다.
소피스트의 상대주의를 비판하고 '필로소피아'를 통해 보편적인 진리를 추구한 철학자는 아테네의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였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사고와 행동이 합리적 이성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전통적인 미신과 신화를 비판했습니다. 그는 직업적인 교사인 소피스트들과는 달리 시장이나 거리에서 만나는 일반시민들에게 특유의 문답법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설파했습니다. 플라톤은 스승 소크라테스의 죽음 이후 아카데미라는 학교를 세우고 많은 대화편을 저술하여 그리스 고전철학의 토대를 마련하고 자신의 철학사상을 교육했습니다. 그는 이데아를 선과 정의, 진리에 대한 영원하고 보편적인 기준으로 상정하고, 변화하는 감각 세계의 현상은 이데아의 모방이며 불완전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인간이 선한 삶을 추구하고 진리를 찾는 일은 감각적인 경험 세계에서는 불가능하고 이성이 지배하는 이데아의 세계에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아카데미 교율을 통해 철인정치 이상을 전파하고 많은 철학자와 정치가들을 길러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마케도니아 출신으로 플라톤의 아카데미에서 20년간 수학한 프라톤의 대표적인 제자였습니다. 그는 자연계의 현상을 추론을 통해 이해하고자 한 자연철학자들의 전통과 인간 세계에 보편적인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 플라톤의 전통을 모두 종합한 그리스 고전철학의 완성자였습니다. 그는 제자들과 공동작업을 통해 물리학, 동물학, 식물학, 천문학, 논리학, 형이상학, 수사학 등의 학문의 기초를 세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