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프랑스혁명의 전개 과정

1. 프랑스 구체제의 위기와 혁명의 시작

프랑스에서는 1789년 5월 국왕 루이 16세가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삼부회를 소집하면서 혁명이 시작되었습니다. 프랑스의 재정 상태는 7년 전쟁과 미국 독립전쟁에 참전하면서 크게 악화되었지만, 재정위기와 근본 원인은 특권층의 면세혜택이었습니다. 여전히 신분 사회였던 프랑스에서 특권층인 제1신분 성직자와 제2신분 귀족은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았고 과세 부담은 평민인 제3신분 특히 농민에게 집중되었습니다. 게다가 농민은 과거 봉건제 아래에서와는 달리 농노의 신분에서 벗어났으나 여전히 현금이나 현물의 형태로 수확량의 20분의 1에서 5분의 1을 영주에게 부과조로 바쳤습니다.
18세기는 전반적인 경제 성장기였지만 1773년부터 이어진 흉작으로 상업과 수공업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특히 가뭄과 겨울의 혹한은 심각한 식량부족을 초래했고 이로 인해 걸인과 유랑민이 급증했습니다.
1789년 발표된 <제3신분 이란 무엇인가>에서는 특권층에 이반한 민심을 대변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제3신분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모든 노동, 군사, 법률, 종교, 행정의 ㄱ오적 기능 대부분을 담당하는 사회의 전부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제3신분은 신분제의 속박에서 벗어난 해방된 국민의 동의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제3신분은 단일한 집단이 아닌 사회법과 재무 관직 보유자로서 금융업자, 대상인, 제조업자 등의 상층 부르주아지, 법률가, 의사, 교수 등의 중간 부르주아지, 농민, 점원, 노동자 등에 이르기까지 재산 소유, 이해관계 가 매우 다양한 집담을 포함했습니다.
특권층에 대한 과세를 골자로 한 국왕 정부의 개혁안은 특권층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혔고, 루이 16세는 그들의 요구에 밀려 삼부회를 소집하게 됩니다. 제3신분 대표들은 1614년까지의 관례를 깨고 세 신분의 통합회의와 머릿수 표결을 요구했고, 삼부회의 제3신분회의인 평민부를 국민의회로 선언했으며 테니스코트의 선서를 통해 헌법 제정 의지를 천명했습니다. 결국 국왕은 국민의회를 인정했고, 특권층이 국민의회에 합류하면서 삼부회는 명실 공히 제헌 국민의회가 되었습니다.

 

프랑스혁명의 출발점은 앞서 말한 삼부회의 소집과 바스티유 함락입니다. 루이 16세는 7월 초 무력으로 국민의회를 해산하기 위해 병사 2만 명을 파리와 베르사유 인근으로 불러들였으나 7월 14일 파리 민중은 제헌의회를 구하기 위해 봉기하여 국왕 전제의 상징인 바스티유를 습격해 점령했습니다. 

 

2. 제헌의회의 개혁

제헌의회는 여름 내내 프랑스 전역에서 일어난 농민 봉기에 대한 대응으로 8월 봉건제 폐지를 선언했습니다. 그 이후 많은 농민들의 반발에 의해 1793년 부과조 납부가 폐지되었습니다.
제헌의회는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 즉, 인권선언을 발표해 앞으로 제정할 헌법의 새로운 체제의 토대를 제시했습니다.인권선언은 모든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롭고 평등하다고 선포했습니다. 
인권선언은 인간의 보편적 권리를 선언했지만, 당대에 그것이 갖는 의미는 명백히 계급적이었습니다. 인권선언은 주권이국민에게 있다고 선포했지만 실상은 국민의 재산 자격에 의해 선거권을 행사하는 능동 시민에 한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역사가들은 프랑스혁명은 재산을 소유한 시민의 혁명 즉, 부르주아 혁명이라고 지칭했습니다.
제헌의회는 지방행정구역을 개편하여 프랑스를 83개의 도로 구획하고, 군, 면, 코뮌으로 나누었습니다. 도, 군, 코뮌은 선거로 선출되는 의회와 행정부를 보유했고 그에 따라 지방분권 체제가 구체제의 중앙집권을 대체했습니다. 또한 국가의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도원을 폐지하고 교회재산을 국유화했습니다.  제헌의회는 양원제와 입헌군주정을 골자로 한 1791년 헌법을 제정해 선포한 후 해산했습니다.

 

3. 프랑스혁명의 급진화

1791년 6월 국왕 일가의 탈주사건과 1792년 4월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에 대한 선전포고는 민중운동을 급진화함으로써 혁명의 진로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국왕 일가가 오스트리아로 달아나려다 국경 근처 바렌에서 발각되어 파리로 끌려온 뒤 파리 민중은 국왕의 퇴위를 요구하는 시위와 청원 운동을 벌였습니다. 전쟁이 시작된 후 연이은 패전으로 국왕과 반혁명 세력에 대한 민중의 불신과 분노는 격화되었고, 1792년 8월 10일의 봉기로 결국 왕정은 붕괴했습니다. 1793년 봄 발생한 봉기로 국민공회의 온건파인 지롱드파를 숙청하고 산악파의 독재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해 로베스피에르와 산악파는 생존권이 권리 중 으뜸의 권리이며 민중의 생계를 위해 소유권에 제한을 가 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여성은 계층과 상관없이 선거권을 얻지 못했지만 혁명 초기부터 시위와 봉기를 조직하고 여성 클럽을 창설하고 청원서를 작성하여 의회에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혁명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1793년 10월 국민공회는 여성의 회합과 청원권을 금지함으로써 여성을 공적인 영역과 정치 활동에 배제했습니다.

 

4. 프랑스 내전과 공포정치

산악파 독재기, 특히 1793년 가을에서 1794년 여름은 혁명기 이래 공포정치 시기로 불렸습니다. 1793년 9월 프랑스 남부도시 툴롱이 왕당파와 영국군에게 합락된 후 국민공회는 반혁명 협의자 체포법을 채택했습니다. 반혁명 혐의자란 행동, 말, 대인관계, 글에 의한 전제정이나 연방주의의 옹호자를 지칭했습니다. 이는 왕당파와 지롱드파 지지자를 겨냥한 것이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프랑스 전역에서 반란군과 동조자들 수천 명을 처형하기에 이릅니다. 
공포정치는 산악파와 민중의 결속 그리고 민중운동 자체를 약화시켰습니다. 반혁명 혐의자 체포법을 시행하고 반란을 진압하고 공정가격제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산악파의 권력은 강화되고 강력한 중앙집권화가 나타났습니다.
이 시기 전쟁이 정복전쟁으로 변모하면서 군대는 무시할 수 없는 정치세력이 되었습니다. 장군들은 정부와 의회의 통제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야심을 제멋대로 채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군대가 직업군인화하면서 병사들의 혁명적 열정은 약화되었고, 국민에 대한 헌신은 장군에 대한 충성심과 모험심, 약탈의 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대표하는 인물이 바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였습니다. 나폴레옹은 1796년 27세의 어린나이에 이탈리아 원전군 총사령관에 임명되어 연전연승을 거두었으며 그는 자신의 수훈을 선전하는 군 회람지를 프랑스 전역에 유포해 프랑스를 구할 젊은 영웅의 이미지를 스스로 창조해 냈습니다. 1799년 11월 나폴레옹의 군대가 프랑스 의회를 장악하면서 임시 대통령에 오름으로써 10년에 걸친 프랑스혁명이 막을 내리게 됩니다.

 

 

프랑스혁명의 영향은 유럽 전역과 대서양 너머 아메리카 대륙에까지 파급되었습니다. 특히, 엘리트와 중간계급 집단이 개혁운동을 주도하던 나라들에서 프랑스혁명의 소식은 대중운동의 출현을 고무하고 급진파에게 정치뿐 아니라 사회적 변화를 포함한 새로운 가능성을 숙고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혁명은 한계점도 보여주었습니다. 프랑스 전역과 전계층이 함께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웠지만 일부 제3계급에 한정되었다는 부분입니다. 농민과 여성 등 소시민들 모두 피를 흘리며 투쟁을 했지만 이들은 아주 극소의 혜택만이 돌아가거나 아예 배제되었으며 혁명 이후 이들의 삶은 더 힘들어졌습니다. 이 혁명은 전 계층을 위한 혁명은 아니라는 부분이 프랑스혁명의 큰 한계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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