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이야기

애덤 스미스 '보이지 않는 손'

수촐스 2022. 4. 15. 09:41

애덤 스미스가 1776년 내놓은 <국부의 본질과 원인데 대한 탐구>는 자본주의와 그 도덕에 대해 그전까지 쓰인 그 어느 책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이 책은 인간의 이기심에 의해 움직이는 시장의 작동 원리를 분석한 책으로, 가장 칭송받는 계몽주의 철학자이자 전직 논리학, 수사학, 법학, 도덕철학 교수인 저자가 정치인들을 각성시켜서 공동의 선을 추구하도록 하기 위해서 집필한 것입니다.

 

애덤 스미스

오늘은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18세기 정치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의 시장 경제 원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소비자 혁명

 

스미스 시대 많은 영국인들은 오늘날 우리가 빈곤이라고 부르는 상태 속에 살았습니다. 수십만 명이 죽음을 무릅쓰고 신대륙행을 택했으며, 사람들은 신대륙으로 건너갈 기회를 잡기 위해 기한부 노예 노동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유럽에는 영국, 프랑스보다 가난한 나라들이 많았고, 유럽보다 더 가난한 대륙은 훨씬 더 많았습니다.

<국부론>은 18세기 영국의 번영이 경제 성장의 산물이라는 스미스의 성찰에서 나온 책입니다. 실제로 부자뿐 아니라 가난한 노동자의 생활수준도 점차로 나아졌습니다. 그러나 스미스는 보호주의 덕분에 경제가 발전했다고 생각하는 동시대인들과 달랐습니다. 그는 오히려 보호주의가 경제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스미스는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이미 일부 존재하고 있는 시장의 자유를 경제 전분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8세기 중반까지 경제 활동에 제한을 가하는 낡은 경제 운용 방식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그러나 해외무역의 경우 규제는 날로 심해졌습니다. 스미스는 자유시장의 원칙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무역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당시 영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다른 유럽 열강들과의 무역을 선전포고 없는 전쟁으로 간주했습니다. 따라서 영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상대편의 이익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종 목표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해외무역에서 주요 무기는 관세였습니다.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는 원래 국가의 수입을 늘리기 위한 것이지만, 스미스 시대에 관세는 영국의 생산업자를 보호하는 수단으로 간주되었습니다. 관세 부가로 수입품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스미스 시대에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사실은 국가가 날로 번창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소수 특권층뿐 아니라 노동대중의 삶이 나아지고 있었고, 이 당시 시간당 임금은 1760~1770년대에 가파른 상승을 보였습니다. 그 결과 전체 가계 수입이 증가하여 많은 노동자 가정이 그 전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물건을 구입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해졌습니다.
초기 단계 산업혁명의 결과물이었던 영국 소비자 혁명은 역으로 산업혁명을 가속화했습니다. 사람들은 전에는 한 번 사면 평생 쓰던 물건들을 이제 쓰다가 버리고 다시 샀습니다. 닳아서 못 쓰게 되어서가 아니라 다른 상품이 훨씬 싼 값에 나왔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람들은 상류계층을 모방하고 싶은 욕망에서 물건을 구매했습니다. 달라진 것은 소비하려는 ‘욕망’이 아니라 소비할 수 있는 ‘능력’이었습니다. 이 구매력은 전례 없던 것으로 국부의 증가 및 상품 하락 덕에 가능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에 많은 학자들은 사치가 죄악을 유발한다는 전통적인 비난과 함께 임금 상승이 노동 의욕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경제적 논쟁이 더해졌습니다. 그러나 18세기 후반에는 임금노동자가 여가보다는 더 많은 수입을 원하는 모습들이 나타났습니다. 또, 경제학자들이 주장하기를 비싼 임금이 상품 가격 상승을 부추겨 국제 무역에서 영국 제품의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스미스는 이에 반대했습니다. 18세기 영국의 실질임금은 꾸준히 상승했으며 이는 농수산물 가격 하락 및 생필품의 품질 향상과 다양화 덕분이었습니다. 스미스가 보기에 실질임금 상승은 ‘노동에 대한 자유주의적 보상’으로 환영받아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스미스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이 풍요를 누리는 원인은 평범한 노동자의 생필품 생산에 수천 명이 동원되고 있다는 사실에 있었습니다. 스미스는<국부론>에서 하층 노동자가 절대군주보다 더 풍요로운 이유를 시장경제의 원리에서 찾았습니다.

 

2. 보이지 않는 손

 

애덤 스미스는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두 가지 전제를 내세웁니다. 첫째는 인간이 물건을 교환하는 이기적 동물이라는 것, 둘째는 노동이 분업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미스는 적절한 제도와 함께 이 두 가지 원리가 국가를 보편적 풍요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미래의 권력자에게 증명해 보이고자 했습니다. 

 


스미스에 따르면 노동 분업의 생산성을 높여 ‘보편적 풍요’를 가능케하는 것입니다. 노동을 분업하면 개인이 모든 일을 다 하는 것보다 많은 양의 상품들을 만들 수 있고, 노동 분업이 이루어지는 곳이 공장입니다. 노동 분업은 시간을 단축할 뿐만 아니라 생산 공정을 세분화하여 노동자들을 특정 업무에 능숙한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스미스에 따르면 노동 분업은 노동, 혹은 노동의 산물인 상품을 교환할 줄 아는 인간의 특질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스미스는 노동 및 노동 산물의 교환 체계를 ‘시장’이라 이름 붙였고, 시장이 커질수록 이익도 커졌습니다. 스미스는 물건의 교환하는 것이 인간의 타고난 본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스미스는 상업을 중시하는 사회로 이행하는 것은 진보라고 말했습니다. 그 사회에서 대부분의 인간이 팔아야 하는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노동력이었습니다. 고전적인 공화주의는 매매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무시했습니다. 그러나 스미스는 인간은 이기적 욕망을 추구함으로써 동물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스미스 이론은 두 가지 핵심적 주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째는 시장이 총체적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 둘째는 시장이 수요 공급을 조절, 싼 물건을 대량 생산한다는 것입니다. 스미스는 노동, 가격, 공급에 어떤 제한도 가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이기적 본성에 의해 상품은 현 경제 발전 수준에서 가능한 한 싼 가격에 팔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삶의 조건을 개선하려는 욕망이 그들을 움직이지만, 결과적으로 그 욕망이 소비자를 이롭게 하는 것입니다. 
스미스는 노동의 평균 가격, 이익의 평균 수준, 토지의 평균 임대료가 경제발전의 단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추론했습니다. 이는 ‘자연 가격’과 ‘시장 가격’을 통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자연 가격은 상품 가격이 경제 발전의 각 단계별로 노동의 평균 비용, 단위 자본당 평 이익, 땅 주인에게 지불되는 평균 임대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말합니다. 자연 가격은 별도의 손실분이 추가되지 않는 한 상품에 매겨질 수 있는 가장 낮은 가격이 됩니다. 시장 가격은 실제로 상품이 팔리는 가격을 말합니다. 상품의 시장 가격은 생산자에 의해 공급되는 양과 구매 능력이 있는 사람들의 욕망 사이의 관계에 의해 결정됩니다. 시장 가격은 자연 가격보다 높거나 혹은 낮습니다. 스미스 이론에 따르면 모든 상품 가격이 점차 자연 가격과 비슷해질 것이라는 점에서 도덕적입니다. 자본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품을 생산하는 데 투입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시장은 국가의 부를 늘리고, 국민의 복지를 증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애덤 스미스는 위와 같이 시장을 효과적인 제도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정부 주도의 투자는 역효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불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왜냐하면 개인 투자가들은 투자 전망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말하고 있는 것과 같이 입법 가는 고도로 복잡한 경제에서 일어나는 수요와 공급의 복잡다단한 상호작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개개인은 특정한 시장에서 특정 상품에 대한 수요와 공급정보를 알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여기에서 경제적 이득을 얻고자 하는 동기가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적 공공선에 관심이 있는 입법 가라면 전반적으로 생산과 가격에 간섭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이 스미스가 말하는 ‘보이지 않는 손’입니다.

 

3. 입법가와 상인

 

시장은 스미스가 ‘자유경쟁’ 혹은 ‘완벽한 자유’ 라고 부른 상태에서 소비자에게 최상의 상품을 제공합니다. 시장이 효과적으로 기능하려면 모든 사람이 노동력을 팔고, 자본을 투자하고, 땅을 빌리는 데 제한을 받지 말아야 합니다. 자유경쟁을 방해하는 것 중 일부는 낡은 제도였지만, 이기심이 가장 큰 몫을 차지했습니다. 그는 시장을 통해 개인의 이기심이 잘 조율될 때 공공의 이익이 보장되리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생산자는 상품에 높은 가격을 메기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경쟁을 피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은 경쟁을 피하기 위해 이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입니다. 
입법가들은 경쟁회피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인 상품 및 노동의 판매의 자유를 법적으로 제한했습니다. 그러나 합법적인 독점으로 개인이나 회사는 특정 물건을 독점적으로 팔 권리를 가졌습니다. 이를 통해 그들은 국제 무역에서 수입품에 고관세를 부여, 높은 이익을 취했습니다. 

 


스미스는 이러한 국제 무역 관행을 비판했습니다. 그는 당시 관행을 ‘중상주의’라 불렀는데 이 용어에는 당시 국제 무역과 국제 관계 관련 정책에 대한 스미스의 비판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중상주의는 당시 국제 무역에서 한 나라의 이익은 한 나라의 손해라는 ‘제로 섬게임’ 참가자가 각각 선택하는 행동이 무엇이든지 참가자의 이득과 손실의 총합이 제로가 된다는 인식에 근거하고 있었습니다. 
스미스는 국제 경제와 권력관계에 대해 보다 더 범세계적이고 평화적인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스미스는 식민지가 시장을 확장하고 더 생산적인 노동 분업을 가능케 한다면 득이 될 것이지만 당시 상인들이 무역을 독점하여 이익을 희생시키는 것은 나쁘게 바라봤습니다. 
유럽이 식민지 무역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잠재적 이익은 중상주의 때문에 훼손되었습니다. 진정한 군주라면 세입이 국가의 부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자유무역을 장려함으로써 국부를 증진시키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상인들로 이루어진 회사는 한 영토의 지배자가 되었지만 그런 계산은 할 능력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러한 동인도회사의 지배는 식민지 국가의 경제 성장을 저해했다고 스미스는 말하고 있습니다. 

 

4. 국가의 보이는 손

 

상업 사회는 역사상 처음으로 대다수 인간을 도덕적으로 고상한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스미스가 그린 상업 사회는 모든사람들을 아주 덕스럽게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그것은 어떤 사회에서도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구성원 대다수가 점잖고 신중하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상업 사회 자체 내에서 위협받고 있었습니다. 
스미스는 경제에 대한 국가의 직접적 간섭을 반대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의 중요성에 대한 그의 주장은 흔히 간과되어왔습니다. 스미스는 국가가 직접적으로 경제 행위에 간섭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스미스는 국가의 크기나 역할은 상업 사회의 발달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보았습니다. 

 


스미스가 보기에, 국가는 상업 사회가 의존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었습니다. 국가의 부가 증대되려면 법적으로 개인의재산이 보호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재산권이 보호되어야만 개인은 ‘삶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정부의 또 다른 기능은 오늘날 사회간접자본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것은 개인이 건설하기에는 역부족인 도로, 다리 등을 국가 차원에서 실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미스는 시장의 확산과 이로 인한 분업의 고도화는 근대 문명사회가 이룬 최고의 업적이자 문명사회를 지탱하는 최소한의 전제 조건이지만, 이는 문명사회에 위험한 요소들로 내재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제거하는 것이 입법가의 역할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분업이 확대되면서 사람들의 정신적인 수준이 낮아지게 되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학교 교육을 무시하는 경제적 동기를 만들어 내기까지 했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스미스는 정부가 비용을 대부분 부담하는 보편적인 학교 교육을 장려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스미스는 학교 교육을 의무화할 것을 제안하지는 않았지만 학교 교육은 강제적으로 의무화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당시의 시장은 정신적인 영역을 활용하도록 장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의 보이는 손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행사할 수도 있는 잠재적인 우민화 효과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었습니다.